권리분석 실전-1 | 근저당 전세권 동시 설정한 개인이 있는 물건

— 근저당 전세권 동시 설정한 개인이 있다?

안녕하세요, 그래입니다.

경매 공부를 하다 보면 권리 분석은 늘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건마다 상황이 정말 다양해서 막히는 순간이 꼭 생기게 됩니다. 책에는 없고, 검색해도 상황에 딱 맞는 답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작합니다. 권리분석을 하면서 실제로 생겼던 의문들을 물건 사례와 함께 하나씩 기록해보는 시리즈입니다. 정답을 알려준다기 보다는, 저도 같이 고민하면서 정리한 기록입니다.


✔️ 2024타경2501 – 근저당 전세권 동시에 설정한 개인이 있다?

이 물건은 경매 사이트에서 확인했을 때에는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다만 2025년 4월 낙찰자가 있었는데 매각허가취소결정이 내려졌고, 다시 2026년 5월 경매가 재개된 건이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물건 기일 내역
매각허가취소결정 후 재 경매 진행 중인 물건임을 확인

등기 내용 요약을 확인해보았습니다. (저는 탱크옥션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주목 할 만한 점이 있었는데 황00이란 개인이 근저당과 전세권을 동일한 날 설정했고, 이후 다시 한번 더 근저당을 설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입자라면 전세권/확정일자가 설정되어 있을텐데 근저당과 전세권이 설정된 이 사람은 채권자인지, 세입자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이어졌습니다.

물건 등기 요약
근저당과 전세권을 동시에 설정한 개인이 있는 물건

▼ 매각허가최소 결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 등기부 세부사항 확인 – 전세권 설정이 처음이 아니다?

경매 사이트 요약 화면에는 말소된 권리가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등기부등본을 직접 열람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 등기부에는 황00 이전에 박00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동일하게 전세권과 근저당권을 동시에 설정했었고, 말소되었습니다.

등기부등본 확인
경매 사이트 요약에서는 표시되지 않던 말소된 근저당권과 전세권 설정 확인

박00도 근저당 + 전세권을 동시에 설정했습니다. 황00과 똑같은 구조입니다. 그리고 황00가 등장하는 날(2022.08.09), 박00의 권리가 동시에 말소됩니다.

채권자가 박00에서 황00로 교체된 구조입니다. 채무자가 자금난 상황에서 기존 채무를 정리하고 새 채권자를 들인 것으로 읽힙니다. 황00가 왜 이 집에 등장하게 됐는지 맥락이 생기는 부분입니다.

💡 그래의 시선
이런 이유로 권리분석을 할 때는 경매 사이트 요약 화면만 보지 않고, 반드시 등기부등본 원본을 직접 열람하는 것이 좋습니다.


✔️ 근저당 전세권 동시 설정 3가지 시나리오

등기부만 봐서는 황종로가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3가지 경우로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① 실제 거주하면서 돈도 빌려준 경우

황00가 이 집에 실제로 거주하면서 보증금(전세권 500만)을 냈고, 추가로 돈도 빌려준 상황입니다. 전세권은 거주권 확보용, 근저당은 채권 담보용으로 각각 목적이 다릅니다. 하지만 이 경우 황00, 그리고 그 이전 박00 모두 주소지가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이기 때문에 실거주 임차인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② 개인 채권자의 안전 장치 설정

전세권 금액이 500만원이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정상적인 전세 계약이라면 보증금이 몇 천만~몇 억 단위인데, 500만은 너무 작습니다. 반면 근저당은 총 4,500만원입니다. 단순 임대차보다는 돈을 빌려주면서 안전장치를 여러 개 걸어둔, 가까운 관계의 개인 채권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00도 같은 구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무자 주변에 이런 식으로 돈을 빌려주는 지인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③ 점유 확보 전략

실무에서 꽤 중요한 관점입니다. 근저당만 있으면 경매 시 후순위로 배당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권과 함께 실제 점유까지 가지고 있으면, 낙찰자와의 명도 협상에서 협상력이 생깁니다. “나 여기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카드가 되는 것이죠.

💡 그래의 시선
결론적으로 이 물건에서 황00는 실거주 임차인보다는, 집주인과 가까운 개인 채권자가 담보를 여러 겹으로 확보해둔 경우에 가깝다고 봤습니다. 다만 실제 점유여부에 대해서 현황 조사에서 확인 된 바가 없기 때문에 확신할 수 가 없습니다.


✔️ 권리는 소멸해도, 점유는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황00의 권리는 세 개 모두 부산은행 말소기준등기(2018.10.12) 후순위입니다. 낙찰 시 근저당 두 개, 전세권 하나 — 전부 소멸됩니다. 낙찰자는 황00의 채무를 인수하지 않고, 전세금을 돌려줄 의무도 없습니다.

황00의 권리는 전부 소멸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게 있습니다.

등기부상 권리가 사라진다고 해서 황00가 자동으로 집을 비워주는 건 아닙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황00는 실거주 임차인보다는 개인 채권자로서 담보를 여러 겹 설정해둔 사람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만약 집주인 한00과 가까운 관계라면, 실제로 이 집에 머물고 있거나 한00과 함께 거주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 점유 여부는 현황조사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 점유자 이름이 황00인지, 한00인지, 제3자인지
  • 황00가 전입세대에 올라있는지
  • 우편물 이름, 관리비 납부자 이름
  • 인터폰 확인, 실제 거주 흔적

📌 황00가 전입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권리는 소멸되더라도, 집주인과 가까운 관계인이 점유하고 있는 경우 명도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얽혀있는 관계일수록 협조가 안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 경우 낙찰자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이렇습니다.

  • 이사비 협의 — 자진 이사를 유도하는 가장 빠른 방법
  • 인도명령 신청 — 법원에 명도를 강제하는 절차. 낙찰 후 6개월 이내 신청 가능
  • 강제집행 — 인도명령 이후에도 나가지 않을 경우 최후 수단

이 물건에서 권리관계는 깔끔합니다. 하지만 명도 난이도는 실제 점유자가 누구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입찰가를 정할 때 이 부분을 명도 비용으로 미리 계산에 넣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 마치며

오늘은 근저당과 전세권을 동시에 설정한 개인이 있는 물건을 실제 등기부 사례로 읽어봤습니다.

처음엔 단순해 보였던 등기부가, 원본을 직접 열람하고 나니 맥락이 달라졌습니다. 말소된 박00의 권리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황00가 왜 이 집에 등장했는지 그림이 그려졌거든요.

권리관계 자체는 깔끔합니다. 황00의 권리는 전부 소멸되고, 낙찰자가 인수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물건을 보면서 오히려 등기부 바깥의 것들이 더 신경 쓰였습니다. 황00가 실제로 거기 살고 있는지, 한00과 어떤 관계인지. 등기부에는 답이 없는 질문들이었습니다.

권리분석이 끝났다고 분석이 끝난 게 아니라는 걸, 이 물건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경매를 공부하고, 실전을 겪으면서 막혔던 순간들을 하나씩 꺼내서 기록해보겠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기록하겠습니다.

—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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